임베디드랜드

    ▶ 회로설명 (circuit description) : 크고 웅장한 건축물은 언제나 우리의 시선을 끌고, 마음을 감동시킵니다. 그 중에서도 10~14세기 중세에 세워진 사원이나 교회, 왕궁처럼... 돌로 쌓아올린 거대한 구조물들은 "경이"라는 감정을 넘어선, 엄숙함과 섬뜩함까지 느끼게 하는 존재입니다. 역사와 인간에 대한 교육의 혜택으로, "왜 저렇게 큰 구조물을 만들 필요가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지만... "어떻게 저렇게 수 많은 돌들이 현재까지 자기위치를 고수하고 있는지..." 그저 감탄할 따름입니다.
    고등학교 물리시간에서, 빗면 위에서 나타나는 힘의 분산에 대한 응용예로... "쐐기" 모양에 대해 기억하시는지요? 중세의 거대 건축물의 회랑과 창문, 거대한 둥근 형태의 천장을 지탱하는 비밀이... 평범한 쐐기모양 돌의 형태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알고 계시는지요? 마찬가지로 교묘한 응용사례들의 뒤편에서 미소짓고 있는, 한 두가지 핵심원리의 존재와 위력을 잠시라도 (가슴 깊이) 공감해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

    ▶ 회로도 (The circuit diagram) : 로직회로의 핵심, 마법의 갈고리 (Magic Hook) ...

    ▶ 회로동작 설명 (circuit operation) : 그림속에 나타난... 중세 건축물의 장엄한 자태를 보면, 거대한 곡선을 이루는 아치(Arch), 둥근 돔(Dom), 아치가 교차하고 있는 볼트(Vault)의 역할이 절대적입니다. 오늘날 건축물 뼈대의 소재로 견고하고 단단한 철을 사용하고 있는 것에 반해서, 중세에는 무거운 소재인 돌을 사용하였으므로... (건물내의) 공간을 확보하기가 그 만큼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생각해 보십시요... 겉보기에 거대하지만, 아파트 지하주차장 같이 빽빽한 기둥숲이 건물내부에 자리잡고 있다면... 후원자나 방문자에게 큰 감명을 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외관의 크기만이 중요하다면, 차라리 동산을 쌓고, 속을 파서 사용하면 쉬울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면한 문제는 (건물 속에) 가능한한 넓은 공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공간을 확보하자면... 결국 기둥과 기둥 사이가 멀리 떨어져야 합니다. 문제는... 어떤 방법으로 이 사이가 먼 기둥위에 지붕을 얹는단 말입니까? 그것도 돌을 사용해서...
    답은 우측 그림에 있는 아치형태 입니다. ①과 같이 떨어져 있는 두 지점 사이를 직선으로 연결하면, 중력에 의해 소재가 아래로 힘을 받습니다. 그 결과 소재가 나무라면 휘어져 버릴 것이고, 단단한 돌이라면 부러져 버리게 됩니다. (악어는 행복...) 그러나 ② 처럼 (작은 쐬기모양의 조각돌을 서로 잇대어) 아치를 만든다면, 중력이 좌우로 분산되어 (스스로 지탱되는) 튼튼한 구조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악어는 불행...) ③의 그림에 빗면에 의한 힘의 분산이 화살표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
    인류가 아치(Arch) 형태를 이해하고 자유자재로 활용함에 따라, 비로소 돌을 사용하고도 텅 빈 공간을 가진 거대한 건축물의 축조가 가능해 졌습니다. 아치형태의 이해는, 지식의 중요성을 웅변적으로 보여줄 뿐 아니라... 사람을 매혹시키는 위대한 기술의 토대는, (마법과도 같이) 단순하고 명확한 기본원리로 구축되어 있음을 알려주는 생생한 사례입니다.
    ※ 아치(Arch) 형태를 회전하면 돔(Dom) 모양이 되고, 몇 방향에서 교차시키면 볼트(Vault) 구조가 됩니다. 즉 아치(Arch) 형태가 기본입니다. ^^

    그렇다면 논리회로에서 건축의 아치(Arch)에 해당하는 철학이란 무엇일까요? 아니 논리회로에서도 과연 이와같이 위대한 기술이 필요하기나 한 것일까요? 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 그렇다면 먼저 논리회로란 무엇인지 생각해 봅시다. ^^

    논리회로는 인간이란 동물이 만들어 낸 희안하고도 또 희안한 물건으로... 한 마디로 요약하면, 전기로 작동되는 일종의 기계입니다. 그러나 이 특이한 기계는, 마법의 기계로... 한 치의 오차도 없고, 끝도 없이 동작하는 전자식 메커니즘을 갖고 있습니다.
    이제 당신이 우연히 여러종류의 작은 기계뭉치를 손에 넣었다고 가정합시다. 손에넣은 기계장치가 고장의 염려없이, 나름대로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당신은 이 기계들을 어떻게 이용하리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마 누구라도 시간이 있다면... 먼저 하나씩 하나씩 동작시켜 보고나서, 다음에 이것 저것들을 서로 연결해 동작시켜 볼 가능성이 큽니다. 점점 이러한 연결을 확대해서... 결국에는 더 크고, 더 복잡하고, 더 다양한 기능을 가진 기계장치를 만들고 싶어하게 될 것입니다.... ^^
    그렇습니다. 그러한 대표적인 결과가 마이크로 프로세서입니다. 그러나 최초의 컴퓨터라 할 수 있는 베비지(Chales Babbage, 영국, 수학자/발명가)의 기계식 컴퓨터가 결국 실패했듯이... 마법에 걸린 기계장치와 현실세계의 기계 사이에는 분명 차이가 존재합니다. 아시다시피 현실에서는 무척이나 작으면서, 고장없이 동작하는 기계장치가 절대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마찰과 마모가 주 원인입니다. -_-)
    그러나 트랜지스터나, FET를 사용하면... 독립되고, 믿을 수 있으며, 작은 기계처럼 동작하는 회로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바로 논리회로(Logic circuit) 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드디어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보이는군요... 바햐흐로 마음껏 연결해서, 원하는 대로 쌓아올려 가면 되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아직 안됩니다. 아직도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그것도 심각한 문제가...

    하나 하나의 작은회로의 동작을 신뢰할 수 있는 것과... 이 회로들을 (수 없이) 연결한 커다란 전체회로가 문제없이 동작하는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돌로 작은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이, 돌로 큰 궁전까지 건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증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규모입니다. 건축의 규모가 커지면 중력이 큰 문제로 떠오릅니다. 전자회로에도 마찬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건축에서 중력에 해당하는 문제가, 회로에서는 노이즈(noise)에 해당합니다. 전기/전자에서 노이즈(noise)란 원하지 않는 (전기적) 간섭을 의미합니다. 이 원치않는 간섭은, 전자파의 형태로 (공중을 날아서) 침입해 들어옵니다. 100% 피하는 방법이란 없습니다. 중력을 피할 수 없듯이 전자파도 피할 수 없습니다. 전자파의 원인은 앞이나 옆, 뒤 혹은 위나 아래에서 신나게 동작하고 있는 다른 (회로) 친구들의 활동입니다. 회로의 동작에서 전자파가 발생되기 때문입니다.

    이제 거의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인류가 커다란 건축물을 세우기 위해, 먼저 아치공법이 발명되어야 했듯이... 수 많은 논리회로를 (마음대로) 연결해서 큰 회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위대한 기본원리가 먼저 발명되어야 했습니다. 자유로운 연결을 위한 기술의 핵심은 오늘날 모든 논리회로 IC와 마이컴 IC속에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출력과 입력신호를 단단히 맺어주어, 외부의 전자파 간섭을 뿌리칠 수 있는) 기술의 핵은... 입력단자를 Low 상태로 만들기 위해, 입력단자에서 외부회로로 흘러나가는 전류가 필요하다는, "입력 싱크전류"의 존재를 정의한 것입니다. (흘러나가는 전류가 없으면, 입력의 상태는 High...)
    ※ TTL 로직 IC에서 설명한 "입력 싱크전류"의 의미는 그림을 참조하세요. ^^ 청색 화살표로 표시된 전류가 "입력 싱크전류"입니다. "입력 싱크전류"는 반드시 앞 단의 출력회로 동작과 연계되어야 존재할 수 있습니다. ("입력 싱크전류"는 Tr2 가 ON 되어야 발생합니다. 이 전류로 Tr3 이 동작하고, 그 결과 Tr4 가 OFF 상태로 됩니다.) 적색 화살표는 "입력 싱크전류"가 없을 때 흐르는 전류를 나타냅니다. (이 전류로 Tr4 가 ON 상태로 됩니다)
    그림의 우측하단에 TTL과 CMOS IC의 기본회로를 보였습니다. 각 IC에서 사용하고 있는 소자를 보면, 트랜지스터와 FET로 나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곰곰 생각해보면... 입력이란 "무엇인가를 받아들인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전류를 내 보내야 Low 상태가 성립된다는 조건은... 뜻밖의 시각,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만일 입력단자가 수동적으로 전압을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외부의 상태가 필요한 신호인지? 노이즈인지? 구별할 재주가 없습니다. (노이즈는 전압을 더해주기는 해도, 전류까지 빼내 갈 능력까지는 없습니다. 전류의 이동에는 큰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노이즈는 본 신호에 비해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작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능동적으로 촉수(전류)를 내 보내 확인함으로써... 외부의 적과 아군을 판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혁신적인 아이디어야 말로, 입-출력 신호를 단단히 연결해 주는 "마법의 갈고리"를 구성하는 핵심요소입니다. ^^
    신무기 "마법의 갈고리""입력 싱크전류"의 개념을 장착함에 따라... 우리는 마음껏 논리회로를 구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논리회로 IC의 연결만 주의한다면... 논리회로는 (우리의) 생각대로 정확히 동작하고, 명확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그 증거가 컴퓨터, 핸드폰, MP3, 유비쿼터스... 등등으로 대표되는 오늘날의 디지털 세계입니다. 이제 디지털 세계의 일부인 논리 IC가, 당신의 손 위에 놓여 있습니다. ^^

    ※ 이와같이 논리회로에는 논리회로 특유의 장/단점이 나타납니다. 예를들면 "마법의 갈고리"인 "입력 싱크전류" 방식에는 전류소비가 늘어나고, 발열이 커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역시 "마법은 아니였구나"라는 생각에 안심이 됩니다. ^^ (마법이 좋을 것 같지만... 역시 공평한 자연의 법칙이 더 미덥습니다. ^^)

Posted by suvisor